쪽방생활인은 법적으로 노숙인이다.
2012년에 발의되어 2013년부터 시행된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1. 일정기간 이상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
2. 일정기간 이상 노숙인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
3. 일정기간 이상 주거로서의 적절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
을 노숙인으로 보고 있다.
이중 세번째, 주거로서의 적절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곳의 대표적인 곳이 바로 쪽방이다.
주거로 적절하지 않은 공간을 비주택, 비주거라는 이름으로 통칭한다면 통계상 전국에 약
34~43만명이 이러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비주택 거주자이다.
이런 주택의 유형에는 쪽방 이외에도 여관, 여인숙, 모텔, 찜질방, PC방, 고시원, 만화방, PC방
등이 모두 포함된다.
쪽방생활인은 왜 이러한 비주택에서 살게 되었을까
사연은 다양하다.
사업을 하다가 IMF 때 망해서 이혼하고 가난해진 경우도 있고,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 장애가 있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가족 해체를 겪었다.
좁고 어두운 방에서 한달에 1~20만원 가량의 비싼 월세를 내면서도 쪽잠을 자는..
가난때문에 최소한의 주거권과 안전권 조차 인정받을 수 없는 곳에서 매일 어두운 밤을 지나야 하는
그 심정을 나는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
겪어본 사람만 알겠지..
그런데도 세상은 이 사람들은 가난하다거나, 게으르다거나, 무능력하다고 말한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고, 일할 능력이 안되는데도, 젊었을 때 노력하지 않고 살아온 결과라고 치부한다.
어제는 한 사람을 만났다.
결혼하고 아이도 있고, 30년 이상을 유통물류업에 종사하여 대기업에서 높은 지위에 있었다.
남부럽지 않았지만, 한번 삐끗한 가정사가 모든것을 무너뜨려 불과 2~3달 만에 노숙인이 되었다.
가난하게 된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모든 사람의 이유가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닌 것이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노숙인을 위해 일하며 애쓰고 있다.
오늘도 가족 해체를 겪어 자녀와 연락도 하지 못하는 쪽방생활인 한분이 암 4기 수술 후 합병증으로
추가 수술을 받고 아침에 멀리 떠나셨다.
이 사람은 마지막 세상을 떠날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사회를 원망했을까?
가족이 보고 싶지 않았을까?
차라리 힘든 세상을 떠나는 것이 속 시원했을까?
갖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힘든 세상 살아가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곳에서라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