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아버지라고 부르는 아는 아저씨

평소 아버지라고 부르는 아는 아저씨가 있다.

어렸을때부터 고생만 하고 적절한 교육도 받지 못하여 

한글도 읽지 못하신다.

 

가족 헤체를 경험하고 노숙생활을 하다가 쪽방에서 살았고, 

10여년 전에 정부지원 매입임대주택에 입주해서 생활하신다. 

 

이분은 명절때가 되면 헤어진 가족 생각에 너무 힘이들어 

엄청나게 술을 드시는데, 한번 드시면 며칠간 30병 가까이를 드신다.

 

몇년 전 명절기간 이분은 술에 취해 주변 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셨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손가락질을 했다. 

'술을 먹고 사람을 때리냐?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라면서...

 

이분이 명절 기간 어떤 마음이신지 알고 있던 나로서는 

일단 싸움을 말리고 한쪽 구석으로 모시고 가서 차분하게

'왜 화가 나셨어요? 어디 다치신 곳은 없어요?'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분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신다. 본인이 잘못을 했는데도 뭐라고 손가락질

하지 않고 편을 들어줘서 고맙다며...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이분을 아버지라고 불렀던 게...

 

오늘 아침 출근을 하는데 갑자기 아버지라고 부르는 아저씨 생각이 났다.

점심을 같이 먹자고 전화를 했는데 역시...9시가 넘으면 산책을 나가시기 때문에 

집전화를 안받으신다. 한글을 모르시기도 하고 여러사람 연락이 귀찮기도 하셔서

아무리 권해도 핸드폰은 안만드시겠단다.

 

점심 같이 먹고 싶었는데..

혼자 드시겠지? 나도 혼자 먹어야겠다. 담주에 같이 먹자고 해야지...^^